Hongdang's Workstation

돌아가는 펭귄드럼 19화 - 내 운명의 사람 본문

애니메이션/Penguindrum

돌아가는 펭귄드럼 19화 - 내 운명의 사람

홍당 2022. 5. 2. 18:50
728x90
반응형

줄거리:

타부키와의 한바탕 혈전이 끝나고 끝끝내 켄잔의 행방이라는 비밀을 지켜낸 칸바는 KIGA와의 긴밀한 접촉을 이어갔고

링고와 자주 함께하는 쇼마의 뒷모습과 TV 속 더블 H의 모습까지 더해지며 히마리는 자신의 위치가 위태로운 듯 심경이 어수선합니다.

그리고 지옥철, 운명의 열차를 칸바에게 더 이상 태우지 않겠다는 나츠메 마사코는

마리오를 구한다는 목적 아래 돌발적으로 행동을 실행하려 합니다.

 

타카쿠라 오누이가 사는 판잣집에 갑작스레 찾아온 마사코와 그녀를 맞이하는 히마리

얼마 지나지 않아 마사코는 히마리 앞에 빼앗긴 사랑을 되찾겠다는 선언을 하며 소나기 아래 격전을 벌이게 되고

공사용 환풍기가 설치된 벽에 내몰린 끝에 히마리는 마침내 잊고 있었던 자신의 과거와 운명의 사람을 떠올립니다.

 

 

 

 

 

지난 18화가 사랑하는 사이를 지키기 위한 남자들의 싸움이 펼쳐졌다면

이번에는 사랑하는 사이의 진실을 두고 벌이는 소녀들의 술래잡기가 펼쳐졌습니다.

거짓된 가족들을 향한 진실의 탄환이 오가는 사랑을 지키고 사랑을 되찾기 위한 사냥이 펼쳐지며

타카쿠라 오누이를 제외한 운명의 관계자인 마사코와 직접 부딪치며 중요한 진실이 한 꺼풀 풀립니다.

 

우선 운명의 아이템인 일기를 자신들의 손으로 태울 수 없다는 사네토시는

대놓고 비정상적인 포지션의 사상적 매개체 = 혁명적 존재를 대변하는 캐릭터인 만큼

이 작품에선 노트를 직접 뺏는다는 행동을 절대로 할 수 없습니다.

여기서 모모카의 일기가 가지고 있는 운명을 바꾼다는 기능을 작중 설정으로서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되고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주제를 우회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소품적 기능으로 어느 정도 치완하셔야 합니다.

 

A파트(전반부)에서는 각 인물들의 변화해버린 상황과 이러한 사실에 망설이는 히마리에 초점이 맞춰지는데요

모모카에 대한 운명으로 이어져 있어도 서로의 상처와 마음은 엇갈렸던 케이주와 결별하게 된 유리의 가정과 달리

오손도손 굳세게 살아가던 타카쿠라 일가에게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운명의 열차와 연관된 KIGA의 지원 아래 가정을 풍족하게 해주는 칸바의 수상쩍은 뒷 사정과

그런 KIGA와 부모를 누구보다 원망하는 쇼마에게도 링고라는 단짝이 생기면서

어렸을 적 추억의 친구사이라도 좋았기에 거짓된 가족관계를 원했지만 결국 외톨이가 되어버린 토키카고 유리처럼 될까 봐

친구들과 함께 이루고 팠던 아이돌의 꿈을 포기했던 히마리는 지금의 자신은 특별한 존재로 인식되는지 불안해하죠.

 

그리고 마사코는 칸바의 사랑을 되찾겠다며 거짓된 가족이라는 히마리에게

그동안 기억을 빼앗는 빨간 펭귄 탄환과 반대되는 푸른 기억 재생탄을 냅다 갈기는데

이때의 대립구도나 방향 구도를 비롯해 히마리와 칸바의 미세한 감정 표사까지 흥미로운 연출들이 가득합니다.

 

부모에 대해 상반된 시선을 가진 형제와 달리 부족했던 작중 비중과 같이 가장 연관점이 없던 히마리에게

테러리스트의 자식들이라는 족쇄에 얽매인 타카쿠라 가족에게 직접 찾아온 마사코는

마스코트 펭귄이나 일기의 존재같이 타카쿠라 오누이와 많은 공통점을 지닌 존재감을 과시하듯 

단순히 칸바의 스토커처럼 보였어도 오누이의 거짓된 가족관계를 들어내며

황야를 헤치며 사랑을 되찾으러 나서는 세기말 격투 만화 주인공 마냥 무자비하게 응징하려 합니다.

그렇지만 이 작품은 호쾌한 북두 신공이 오고 가는 액션물이 아닌 기묘한 운명이 이어진 이야기인 만큼

마사코 또한 나츠메 일가의 저주에 묶인 존재인 것처럼 히마리를 향한 응징을 나츠메 재벌의 둥근 콘크리트 형상물이 방해합니다.

 

게다가 마사코가 밝히는 가짜 가족의 키워드까지 합하면 그동안 가설로 여겨졌던 오누이의 가족놀이가 사실로 확정되는 순간인데

결정적인 복선인 13화에서 켄잔이 산부인과에서 받은 전화가 '사내아이' 단 한 명이라는 사실로

칸바의 경우 쇼마의 쌍둥이 형은 아니고 나츠메 일가와 일반적인 남남 사이가 아님임을 마사코의 과거 파트를 통해 밝혀지고

히마리 또한 타카쿠라 일가의 딸로서 늦게 태어난 여동생이라 생각해볼 수 있지만

의도적으로 작중 비중에서 배제되고 학교에도 나오지 않으며 크리스탈의 공주 빙의체가 되는 신세까지

다음에 밝혀질 에피소드의 모습을 생각하면 결국 서로가 남남이었던 삼 남매의 어색한 가족놀이에 금이 가기 시작합니다.

 

마사코와 히마리의 추격신을 보면 지난 에피소드와 상반되는 구도가 떠오르는데

상하관계의 목숨을 건 게임이라는 공통점이 있을 뿐 공사장 조명의 밤과 흐린 구름 아래의 소나기,

사랑하는 사이를 지키기 위해 수직으로 오르내리는 신경전의 공사장에서 벌어지는 남자들의 싸움과

사랑하는 사이를 되찾기 위해 평면적인 구도의 놀이터에서 추격전을 벌이는 여자들의 싸움을 통해

배경뿐만 아닌 위치에서의 차이점을 통해 지난편과의 아이러니한 대비점을 자극하는 구도를 보여줍니다.

이러한 같은 높이의 땅 아래서 서로를 수평으로 마주하며 벌이는 대립은 후속작 '유리쿠마 아라시'에서도 기본적으로 사용됩니다.

 

그리고 마침내 밝혀지는 운명의 사람이 바로 타카쿠라 쇼마임이 밝혀지는 사실인데

여기까지 많은 분들이 정체를 나츠메 마리오라 생각했던 만큼 상당한 반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되짚어보면 자세한 사정은 나중에 나오지만 운명의 사람이 쇼마일 수밖에 없는데

우선 같은 펭귄모자로 인해 운명의 사람으로 단정 짓기 쉬운 마리오는 소품의 공통점만 있을 뿐 히마리와 서로 만난 적은 없었고

칸바는 작중 내내 얽히던 마사코와의 연관점과 생각을 정리하면 의도적인 플롯 설계였습니다.

 

특히 1화에서 크리스탈의 공주의 매개체가 된 펭귄 모자를 선물한 사람이 쇼마임을 생각하면 간접적인 복선인 셈이고

맞아야 기억이 지워지는 붉은 기억 소거탄과 달리 빗나갔음에도 운명의 사람을 떠올린 푸른 기억 회기탄의 색깔 지정

결정적으로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하는 순간 네 명이 모이는 씬에서 관계자를 암시하는 포지션이 칸바→마사코/히마리←쇼마로 배치되었는데

그렇다면 히마리의 운명의 사람이 쇼마라면 마사코의 운명의 사람은 역시 칸바일까요?

 

저마다의 소중한 가족을 빼앗고 빼앗긴 관계의 운명에 저주받은 아이들이 한데 모이면서 이야기의 비밀들이 서서히 풀리기 시작합니다.

거짓된 오누이의 가족관계도 서서히 틀어지는 가운데 이야기는 어느새 후반부에 접하게 되고

시청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운명의 과실인 핑드럼의 진짜 의미를 다음 에피소드에서 특별한 방식으로 보여주게 됩니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