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는 펭귄드럼 4화 - 춤추며 떨어지는 공주

줄거리: 

케이주와 데이트 약속을 잡게 된 링고는 노트 속 운명을 실현하고자 쇼마와 함께 나서는데

링고가 라이벌로 여기는 토키카고 유리와의 더블 데이트가 이뤄지면서 기묘한 신경전이 흐릅니다.

계속해서 어긋나는 노트 속 운명은 유리의 격이 다른 입지와 함께 흔들리기 시작하고

어느 동물원을 탈출한 스컹크의 활약(?)으로 강가에 빠져 익사할 위기에 처하지만

몸을 던져 인공호흡을 하며 목숨을 건진 쇼마의 활약으로 사건은 일단락됩니다.

한편, 칸바에게 실연당했던 아사미는 귀가 도중 에스컬레이터에서 누군가의 고의적인 묻지마 범죄를 당하게 되는데...

 

 

 

 

 

작중 내내 사용되는 픽토그램 기믹에 이어 1부 내내 보여줄 심상 연출인 링고의 인형극장이 등장합니다

아직 고등학생인 링고는 성인 남성인 케이주와 이어지는 접점이라곤 노트 속 운명의 인물밖에 없지만

지난편에 이어 같이 데이트를 나서는 토키카고 유리는 유명 뮤지컬 배우로 미모나 요리솜씨

언행도 아름다운 그림에 그린 듯한 성공한 여성 사회인입니다.

 

이런 엄청난 격차를 돌파하기 위한 링고의 수단은 어처구니 없게도 노트 한 권 뿐

링고의 믿음과 행복을 상상하는 인형극장은 유리의 뮤지컬 배우라는 현실에 비하면 아무도 알아주지 못하는 초라함 뿐이죠.

그리고 이러한 근거없는 자신감의 모순을 스컹크가 보란듯이 링고에게 찬물을 끼얹듯

어찌보면 철부지 소녀심의 비틀어진 동경심이 만들어낸 질투와 망상, 집념의 광기를 보여줍니다.

마치 현실에서 사이비 종교나 타로 운세에 목을 매달며 부족한 자존감 아래

의지할 곳 하나 없는 사람들의 개인주의적인 맹신적 심리를 암시하는 듯 말입니다.

 

그렇기에 본 작 내내 유일하게 선(善)인 이미지에 가까운 쇼마의 인상은 더욱 부각됩니다.

칸바의 스토킹 계획에 딴지를 걸거나 링고의 무모한 행동에 걱정하면서도

위험한 순간에 몸을 던져 구해주는 모습까지 다른 사람이 보면 모범적인 링고의 백마 탄 왕자님입니다.

 

재밌는 점은 스컹크의 악취가 배어버린 링고와 그녀와 옷을 맞바꿔입은 쇼마가

본의아니게 악취의 원인으로 무고당하는 장면이 쇼마와 링고의 공통된 접점으로서 간접 묘사하는데

노트의 운명대로 따르는 링고가 비호감을 쌓아가는 행동거지를 악취로 표현하듯

쇼마에게서 같은 냄새가 난다는 거짓말은 그가 품고 있는 비밀에 대해 어렴풋이 암시해줍니다.

 

한편 칸바를 노리고 있는 누군가의 계략을 보여줌으로서 이야기의 포인트를 양쪽 사이드로 정리하는데

펭귄드럼을 손에 넣는다는 비밀을 가진 타카쿠라 형제의 비밀을 누군가 노리는 듯

링고의 천진난만한 광기에 상반되는 음습한 분위기를 암시하면서 이야기의 단서를 제공합니다.

특히 작품 내내 등장하는 여러 범죄상들의 모습을 생각하면 무거운 주제임을 꾸준히 암시하고 있죠.

 

여담이지만 2022년 기준 탑 클래스급 위상의 여성 성우인 하야미 사오리의 조연 시절이나

만퉁퉁^[각주:1] 역에 3대 역할은 물론 다양한 캐릭터를 맡는 칸바 역의 키무라 스바루 등

일부 성우들의 풋풋한(?) 연기 시절을 다시 보니 감회가 남다르더랍니다.

 

1. 만화 도라에몽에서 주인공 노진구를 자주 괴롭히는 덩치 큰 또래친구, 일본 원판 이름은 쟈이안 = 고다 타케시.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