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는 펭귄드럼 5화 - 그렇기에 난 그것을 하는 거야

줄거리:
에스컬레이터의 밀쳐진 아사미는 마사코라는 이름의 흑막에게 입막음당하는 가운데
친척으로부터 지금의 터전을 버리고 서로 헤어져 보다 나은 생활을 보장하는 제안에 맏형인 칸바는 망설이는 가운데

링고 또한 친아버지와의 추억이나 타부키를 향한 사랑의 운명도

서서히 무너지는 듯한 불안감에 링고가 바라던 운명의 고리는 갈수록 꼬여만갑니다.

그리고 그 날, 비오는 소나기 저녁에 히마리와 만나며 같이 저녁을 먹는 링고 앞에
펭귄 모자의 비밀을 담은 크리스탈의 공주와 직접 마주하지만 링고는 되려 펭귄 모자를 던져버리고

우연찮게 질주하는 트럭 뒷자락에 걸려버리자 히마리의 숨이 끊어지는 위기의 상황.
때마침 누군가에게 봉투를 받고 집에 돌아온 칸바는 9년전 어렸을 적 폭풍우치던 날씨에
히마리를 아버지가 업으며 병원에 가던 도중 칸바를 지키려다 팔을 다쳤지만 
가정을 위해 헌신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동경하듯 자전거를 타며 트럭을 쫓아 전력질주한 끝에 모자를 되찾고

투명한 폭풍에 맞서기로 선택한 칸바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지금의 타카쿠라 일가를 지키기로 합니다.

 

 

 

그 동안 링고를 둘러싼 이야기에서 배경의 확장을 위한 단서들이 서서히 수면으로 떠오릅니다.

빨간 펭귄 탄환을 쏘는 마사코의 존재나 크리스탈의 공주의 족쇄를 스스로 푼 링고

그리고 서로 떨어져 살아가는 가정환경 암시나 문패에 가려져있던 타카쿠라 부부의 등장까지 

앞으로의 전개에 큰 영향을 줄 복선들을 풀어가면서

운명 삼부작 내내 암시되는 '투명한 존재'에 대해서 간접적으로 보여줍니다.

 

먼저 짧고 굵게 묘사된 링고의 가정사정의 경우 운명의 노트 대로

이혼한 아버지와의 재결합과 타부키와의 연인같은 관계를 원하지만 어느것도 되지 않는 링고의 답답함은

가족들끼리 떨어져 살아야 하는 선택지를 거부하는 칸바와 공통된 심리상태를 표현합니다.

특히 그 동안 어떻게든 이어지던 운명의 지침이 틀어졌다는 사실에 링고의 기분은 최악이었죠.

 

그렇기에 칸바 또한 가족(주로 히마리)에 대한 미련을 품고 있으며

비현실적인 운명을 지키기 위해 온몸을 불사르는 모습이 바로 칸바의 특징인 셈입니다.

갈수록 휘청거리는 현재의 가정을 지키고자 검은 옷의 남자로부터 돈봉투를 받게 되는데

다름아닌 마사코의 탄환과 같은 펭귄 문양이라는 점으로 좋든 싫든 칸바와 마사코의 관계를 유추해볼 수 있는 단서로 작용합니다.

 

서로에게 감추고 있던 비밀이 풀리고 자기희생적인 부성애를 보여주는 에피소드지만

비정한 현실에 맞서 비현실을 지키기 위해 아무것도 되지 못한 아이들의 투쟁 또는 투정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펭귄 모자의 비밀에 대해 단서를 잡고싶은 쇼마의 행동을 통해

링고의 노트와 간접적인 연관성^[각주:1]을 알게 모르게 부각하고 있는 셈이죠.

환자에게 전할 문병안 꽃을 조문용으로 하얀 장미를 전하는 짖궂은 소품 연출 아래

절묘하게 전환되는 화면이나 링고와 타카쿠라 가족과의 간접적인 연관성으로 주제를 유추해볼 수 있는 에피소드입니다.

 

1. 비현실적인 세계관, 죽은자와 관련된 물건, 가족의 유품.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