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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레드라인[Redline, 2010]

홍당 2021. 6. 5.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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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 작품을 영화관에서 직접 본지 벌써 10년 전이 되었군요.
대학생활을 바쁘게 지내던 와중에 공강으로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서
대화면 스크린의 박력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던 인상 깊은 오락 영화였습니다.

당시 TVA 데스노트를 비롯해 각종 고퀄리티 작화와 연출을 뿜어내던 '매드하우스'의 베테랑 제작진들과
작화 작업을 전문적으로 하청 받던 DR MOVIE와의 협업을 통해
강렬한 인상의 속도감과 색감으로 그저 최고를 향한다는 제작진들의 낭만을 한 껏 담아낸 영화로 기억에 남습니다.

어떻게보면 사람이 추구하고자 하는 정상을 향한 도전의 존재 의의를 강렬하게 담아낸 작품인 셈입니다.

참고로 본 영화에서는 쿠키영상이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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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2003년 워너 브라더스가 야심 차게 원소스 멀티유즈로 IP 확장을 시도한 매트릭스의 외전인
'애니 매트릭스'의 단편극에 참여했던 코이케 타케시 감독이 지휘봉을 잡습니다. 
전작인 애니 매트릭스에서 선보인 명암을 흑백으로만 잡아내며 카툰 스타일을 고수하는 
강렬한 색감이 특징이 돋보이는 만큼 영화 특유의 속도감을 표현합니다. 

본 작품의 뼈대가 되는 스토리 보드는 시각적 오락에 치중하는 매우 단순한 편입니다.
오락영화인 만큼 관객들에게 알기 쉽게, 편하게 보여주는 영화가 편하겠죠
각양각색의 장르와 개성을 갖춘 등장인물들이 정상을 노린다는 목표 아래 광기에 가까울 정도의 집념을 보여줍니다.

목숨을 건 위험천만한 레드 라인 레이스의 세계 속에서 격정의 순정남인 JP나 꿈을 쫓는 여주인공 소노시를 비롯해 
레드라인에 서는 각종 레이서들의 강렬한 개성이나 연결고리를 작중 배경이나 소재를 통해 
엉망진창이지만 레이스 파트 하나 만큼은 폭발적으로 표현하는 진행 능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본 작의 각본에 참여한 에노키도 요지 특유의 직선적이며 솔직한 스토리텔링이 이번에도 건제한 셈이죠.

본 작품의 특징이자 개성이라 할만한 '색감을 부각하는 미장센 연출'의 경우는 
회색을 통한 그림자의 표현을 거의 자제하는 경향을 선보이는 코이케 타케시 감독은 
레이싱카와 같은 메카닉 유닛에 광원 효과를 넣으면서 새 차 특유의 세련미의 이미지로 시작하면서 
다양한 기계 작화나 격렬하게 부딫치는 충돌로 인한 파괴까지 인물들의 존재감을 부각하는 레이스카의 존재를 끊임없이 강조합니다.

그리고 이런 주연들의 낭만을 상징하는 광원 미장센은 클라이막스 파트에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합니다.

대표적으로 주인공 JP가 어렸을적 부터 동경하는 대상인 머신과 레이서의 존재감을 
순백의 배경 아래 황금 자동차의 오너처럼 주인공이 이루고자 하는 표상을 수미상관의 연출로서 보여줍니다.
그리고 각종 미사일과 총탄이 난무하는 레이싱 무대에서 격렬하게 구르거나 넘어지는 레이싱 머신들의 속도감이나 리액션을
부스터와 무기들이 난무하는 먼지바닥 아래 자신의 레이스카에 걸맞은 비밀 기믹들을 갖춘 캐릭터들의 활약상
그리고 드라이버들의 표정이나 카메라 워크를 다양한 모습을 갖춘 속도감으로 본작의 메인 장르인 레이싱의 매력을 최대한 전달하고 있습니다.

물론 각양각색의 인물상들과 싸우는 레이스라는 개성을 합치면서 순수 레이싱보단 '능력자 배틀물'에 가깝게 되었지만 말이죠.

코이케 타케시 감독이 좋아하는 단색 중심의 색채 연출을 통해 쌈마이한 개성을
극 중의 다양하면서도 미묘하게 이어져있는 상관관계를 통해 매력적인 세계관을 거침없이 뽐냅니다.
사실 타케시 감독이 애니메트릭스에서 맡았던 세계 기록(World Record)에서 보여줬던 역동적인 동세와 주인공의 한계를 넘고자 하는 도전정신
그리고 본작의 모티브로 생각되는 1965년 레이싱 영화인 '레드 라인 7000'의 존재를 생각해보면
그저 눈이 즐거울 뿐인 시각예술로 끝내는 것이 아닌 최고라는 인간의 원초적인 도전적 욕구를 부각하면서
아무리 뻔한 이야기라도 사력을 다해 목표를 향하는 주인공들에게 관객들은 작품의 매력에 이입될 수 있는 겁니다.

또한 본작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라면 레이싱 파트에서 격렬한 기타 연주를 선보인
'제임스 시모지'가 맡은 배경음악은 하이텐션의 레이스와 인물들의 심상을 적절하게 뽑아냅니다.
물론 시시각각 사물의 움직임을 생동감 있게 그려내야 하는 레이싱 작화의 번거로움을 생각하면
거친 선의 매력까지 담아낸 작화진들의 노고를 생각하면 80년대 일본의 버블경제 규모로도 따라 할 수 없는
당시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 최정상급 스태프들이 보여줄 수 있는 기교(技巧)라 할 수 있겠습니다.

최고라는 목표를 향한 인간의 깊은 욕망을 향해 끝없이 폭주하는 인물상들과
번거로운 작업을 거친 각양각색의 개성을 담아낸 카메라 워크의 질주씬까지
과연 이런 작품이 두번 다시 나올 수 있을까 생각될 정도로 '레드 라인'의 존재감은 지금도 매우 강렬합니다.
어떻게 보면 이런 광기에 가까운 한계돌파의 열정을 담아낸 결과물을 보여준 제작진들이야 말로 레드라인의 진정한 우승자가 아닐까요?

 

 

 

p.s 

본 포스팅은 이전 블로그에서 2011/05/12에 작성한 영화 리뷰 포스팅입니다.
원문과는 일부 내용의 추가 및 수정이 있는 점 참고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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