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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전(The Front Line, 2011)

홍당 2021. 6. 2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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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고지전이라는 영화를 접하게 된 계기를 말하자면
그동안 영화 스크린에 미리 입장하면서 보게 된 스폰서 협찬의 광고들을 통해 알게 됐는데
극한으로 대치되어있는 현재의 남북 상황도 그렇고 시기상으로도 타이밍도 나쁘지 않은 데에다
오래간만에 접해보는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만큼 저한테는 꽤나 오랜만에 접해보는 한국영화가 되겠습니다.
사실 그 동안 주로 할리우드 계열의 외국 영화를 접했던 만큼 약간의 걱정도 있었지만
막상 접하고나니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수작으로 뽑아준 것 같아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참고로 본 영화에서는 쿠키영상이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스포일러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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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박상현 작가가 그 동안 집필한 대표적인 작품들을 꼽아본다면
막막한 시대상 속 '상호 간의 인연을 통한 정'을 중심으로 그려내는 방향성이 큰 만큼
감독의 전작인 공동경비구역 JSA 못지않게 매번 뺏기고 뺏기는 고지 탈환전을 중심 속에서
북한군과의 접촉과 교류를 물품교환을 통해 교전 후 휴식시간을 중심으로 인간미를 보여주고 있는 반면
정작 전장터에서는 인간적인 면모를 용납하지 않는 정념과 이념 사이의 모순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끝나지 않는 전장 속에서 지쳐가는 인물들을 중심으로 각자 전장 속에서 겪어 본 '지옥=과거'를 묘사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고수가 연기한 김수혁이라는 캐릭터를 비롯해 주요 인물들이 겪은 '포항 철수'라는 거대한 트라우마를 중심으로
주인공 포지션을 맡은 신하균씨의 강은표가 알게 되는 내막과 경험을
김수혁 중대 일행이 갈망하는 인간미나 매번 벌어지는 폭력의 집결체로서의
의미를 가지는 남북간의 유일한 교류 장소인 끝없는 고지 탈환전 속에서
휴전상태에서는 물품교환으로 달래는 외로움을, 전장에서는 서로 살아남기 위한 연대감을 키워가는 모습을
'태극기 휘날리며'에서 보여준 가족애보다는 소속을 넘어선 '전우애'를 강조하는 면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상황의 공감대를 각자 겪고 있는 PTSD현상을 개성 있는 캐릭터를 통해 폭력의 무서움을 표현하고 있죠.

그리고 서로 공유하고 나눌 수 있는 고지의 의미와는 달리
연합군과 북한군이 서로 눈치를 보며 차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끝없는 '고지탈환전'이라는 병사들로서 매우 혹독한 심리 상황을 보여주는데
주요 무대배경인 '동부전선 애록고지'속의 작중 상황 표현을
안개나 소나기, 눈싸라기와 같은 날씨를 통한 시간의 경과나 분위기 복선을 꾸준히 묘사합니다.

특히 전쟁을 마주하면서 한없이 무력해지는 인간미의 모습을 압도적으로 그려낸 미 공군의 폭격이나
조명탄과 번개의 타이밍을 잡아가며 인해전술의 압도적인 공포를 묘사한 중공군의 압박을
전쟁이 가지고 있는 비상식적인 공포를 감독이 잘 묘사했죠.
결정적으로 'JSA'나 '화려한 휴가' 클라이맥스에 묘사되는 각본가 전통의 사진 클리셰의 사용법과 같이
주인공 강은표가 맞이하는 전쟁의 비극이라는 메세지의 배경 묘사는 본편 최고의 하이라이트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점이라면 전장과 휴전속의 인간미를 그려내기 위해
교류 및 갈등상대인 북한군 쪽의 캐릭터 개성을 투자할 파트가 다소 부족해 보였다 해야 할까요
사실 본편에서 보여주는 전장의 비극은 김수혁 중대를 중심으로
충분히 보여줬다 생각하지만 일명 '2초'로 불리우는 인상적인 상대 저격수 캐릭터와 같이
개인적인 사연이나 묘사가 부족해보여 다소 아쉬웠다 생각합니다.

아마 작품의 흥행을 위한 전쟁 영화의 상업적 클리셰인 '여성 저격수'라는 캐릭터를 넣었겠지만

2시간으로 한정된 영화의 분량을 생각하면 여러모로 애매한 존재감이더군요.


그나마 초반부에 대면하는 류승룡씨가 연기한 북한군 장교 현정운과 주인공 강은표의 
직접적인 대립과 충돌과 같은 갈등묘사가 물물교환이라는 점에 한계에 그친 것 같아 살짝 아쉽더군요.
사실 어떻게보면 '인간미의 교류'를 편지와 노래 같은 아이템이라는 소재를 통해 
간단하면서도 확실하게 묘사하는 쪽으로 만족하는 게 낫겠지만 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오래간만에 주제론의 깊이를 맛깔스럽게 표현해냈던 수작 반전(反戰) 영화였습니다.
인간미라는 심리적인 묘사를 그려내는데에는 역시 영웅담보다는 
개개인의 사연과 충돌이라는 플롯이 적절한 만큼 고증보다 드라마에 집중해서 본다면 나쁘지 않은 전쟁 드라마입니다.
작중 속 반전메세지를 요약해보자면 '전쟁에서 반드시 죽여야 할 건 적군이 아닌 전쟁 그 자체'인 셈이죠.
그런 만큼 최근 쏟아지는 외화 대작이 별로 끌리지 않으시다면 이쪽도 추천해볼 만합니다.

 

 

 

"인류가 전쟁의 종말을 이룩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전쟁이 인류의 종말을 가져다줄 것이다." 

미합중국 제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John Fitzgerald Kennedy)

 

 

p.s

본 포스팅은 이전 블로그에서 2011/07/20에 작성한 영화 리뷰 포스팅입니다.
원문과는 일부 내용의 추가 및 수정이 있는 점 참고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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